기말고사를 끝내고 방학을 맞았다는 ACT! 편집위원으로 일하는 친구의 메일을 받고서,
밤늦도록 2007년 사업평가서를 쓰면서, 또 그렇게 1년이 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
초를 샀다는 깅의 글을 읽고나서,
크레파스와 흰 초를 녹여서 이쁜 초를 만들던 작년 이맘 때가 떠올랐다. 벌써 1년.
사무실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게에 들러 싸고 커다란 흰 초를 사다가,
사무실에서 쓰다남은 크레파스를 잘게 쪼개서 휘휘 젓고, 빈 병이나 맥주캔에 부어서 식기를 기다렸다.
초가 다 굳으면, 투명한 비닐에 싸서 예쁘게 리본을 묶어 나에게 선물했다.
모양이 일그러지거나, 색이 예쁘지 않은 실패한 초들을 켜놓고, 방안에서 곰곰이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했다.
혼자 창문을 열어놓고 안 피우는 담배를 하나씩 피워보기도 하고,
눈이 오는 날은 창가에 촛불을 몇 개 켜놓고, 창밖을 하염없이 구경하기도.
그 때는 참 많이 외로웠던 때였다.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외롭다고 생각했는지도.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따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초를 만들거나, 방문을 걸어 잠근 채 보냈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보일러를 많이 돌리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춥고 썰렁한 겨울이었다.
헤어짐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이미 깊숙이 쌓여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춥고, 허전하고, 이유도 없이 술만 마시면 서럽게 울다 잠들었을 것이다.
계룡산 동학사 입구에서 열린 워크숍에 다녀왔다.
일정이 끝나고, 다들 뒷풀이에 빠져있는 동안, 나는 슬며시 빈 방에 올라와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틀어놓고,
이불을 깔고 베게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몇 잔 마신 소주 덕분에 너무도 쉽게,
'싸움'을 포기하고 이제 마음을 접고 싶다는 한 친구의 무표정한 얼굴에 숨은 역력한 '애씀'의 흔적이
마음 속을 헤집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이렇게 애쓰며 살고 있다는 걸,
그런데도 너무 가까이 있으면 그 애씀이 잘 보이지 않아서
후회하게 될 상처를 주고, 서로에게 잘못하고, 아무런 위로도 힘도 주지 못한다는 걸 기억해냈기 때문.
어차피 뻔한 결론이라면, 차라리 싸움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럭저럭 잘 해왔다고, 조금만 더 가면 뭔가 해답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날 북돋아본다.
하지만 모든 걸 다 알아버린 사람처럼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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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비밀리에 좋아하는 노래인데 쿡.
나에게 초선물 참 좋네요.
그러게 모든걸 알아버린 척, 짐짓 비어있는 틈을 메우려 애써 의연한 척이
결국 방어적이면서 공격적으로
차지않는 속에 가볍게 풀을 발라놓은 모양새처럼 되는 거 같아
마음을 담아 스스로 보기를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만 연발 중 ㅎ
마침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이소라와 성시경이 이 노랠 같이 불렀는데, 인상적이었어요.
각자의 다짐들을 같이 나누면, 다짐으로만 멈추지 않게 될 거 같아요..ㅎㅎ
카페에서 아니면 소주를 마실 수 있는 곳에서
느린 템포의 수다를 떨고 싶어요.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ㅎ
어쩌면 행복은 싸움을 이기고 지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위로를 잘 주고 받는 것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고...
늘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이기려고 하다보니 자꾸 까먹었던 것 같아요.
근데 위로는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어려워요.
요즘은 술집보다 카페가 좋아요. ㅋㅋ
밤늦도록 편안한 조명과 조용한 음악이 있는 곳에서
느릿느릿, 작지만 떠들썩한 그런 수다가 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