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there>와 <이터널 선샤인>을 보았다.
극장에서 <아임 낫 데어>를 보는 동안은 그냥 화면의 빛과 음악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
머릿속에서 점점 지워지는 시간들을 가까스로 붙잡기 위해 애쓰는 짐 캐리를 보며 눈물이 주룩주룩.
좋은 음악도, 좋은 영화도 참 많구나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좋구나' 하면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것들이 많다.
바쁘다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건 핑계이거나 자기위안일 뿐.

비겁함, 도망갈 구석, 비아냥거림, 무심함, 짐짓 모른 척 하기, 뒤돌아보지 않기, 진심, 붙잡아매기, 무료함, 흘려보내기, 연약함, 말소된 기억과 감정들.

날이 조금 시원해지면, 가만히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자신을 모른 척 하지는 않을 정도의 여유와 끈적끈적함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아, 내 자신이 내게 가닿지를 않는다. 와닿지를 않는다.
내게도 다른 언어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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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진 2008/08/13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터널 선샤인, 참 좋았지. 묘하게도 이 영화에는 남자들이 눈물을 많이 흘리더라. 짐 캐리가 그만큼 연기를 잘한 것도 같고...^^ 감정이입이 많이들 되었나봐.
    이 작품이 조금 쓸쓸하면서도 애잔한 감동을 주었다면,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은 정말 넘넘 깜찍하고 상큼하고 유쾌했어. 하지만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이랑 관계에 대한 쓸쓸한 시선은 고스란히 남아 있쥐...^^ 너도 봤나? 혹시 못 봤다면 챙겨보기를. ^^

  2. BlogIcon 햄톨 2008/08/14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 <수면의 과학>은 극장에서 봤지. 언니의 말대로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조금 다른 듯. <이터널 선샤인>을 최고의 영화라고 단언하는 남자들이 좀 있더군... 기억을 지우는 수술 따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는 것들을 생각하니, 어떻게든 기억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짐 캐리의 모습에 마음이 가더라. 내게도 그렇게 붙잡아매고 싶은 뭔가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