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의 辨

珈琲時光 2008/10/23 18:09


[...] 우선 “한국 독립 다큐멘타리에서의 참여제작방식”은 독립 다큐멘터리에서의 참여제작방식에 관한 논문으로서는 평이한 내용이지만 그 주제의 중요성이 있고 그 언급을 실증적으로 하고 있어 상당히 필요한 논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전개 방식에서 정밀도가 떨어지고 1990년대 민족지영화 관련 저서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

그리하여, 우수논문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게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인가, 싶으면서도 서운하기는 하다.  
그래도 2차 논의까지는 올라가지 않았는가,라는 것이 무슨 위로가 되겠냐마는.
전개방식의 정밀도가 떨어지고, 평이한 내용이라는 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어찌 되었건 누군가 나의 1년여의 고민을 읽어주고, 언급해주는 것이 어디냐.

하지만, 그래도, 나에겐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별거 아닌 일일 때, 아니 그걸 설득하는 것이 참 고되다고 느낄 때,
나는 그저 무능하거나 혹은 영원한 '비주류'이거나 취향이 이상한 사람일 때,
그래서 자꾸 위축되고, 사방의 셔터문을 다 내리고 스스로를 감금시키고 싶을 때.
아무도 날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 간절히 바랄 때.
그러지 말아야지, 그렇게 도망치지 말아야지,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거나 손을 내밀어야지,
그래도, 그래도 그냥 혼자 저 아래로 침잠하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고 수월한 일임은
부정할 수가 없다.

요즘은 자꾸 아래로 아래로 침잠하고 싶다.
길고 긴 겨울잠을 잤으면 좋겠다.
사람들과의 인사도, 대화도 필요 없는 곳이면 좋겠다.

그러니까, 또 한 해의 고비.


"선생님, 눈이 무섭게 생겼어요"
"선생님, 얼굴이 토끼같이 생겼어요.
(머리 위를 가리키며) 여기에 귀 두개를 붙이면 될 거 같애요."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툭툭 말을 뱉어내는 산서공부방 아이들이 이쁘다.
가뭄 때문에 급작스레 낙엽으로 변한 나뭇잎들과 가을산이 좋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여기.

2008.10.22 금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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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진 2008/10/30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정이 인정받지 못하는 우울함.
    침잠하고픈 마음.
    정말 넘 잘 느껴져서 문제야, 문제...^^

    아 그래도 저 풀빛과 산사는
    고요한 음악과 공기를 뿜어내는 거 같당.
    넘 좋군하...ㅠ.ㅠ

  2. BlogIcon 햄톨 2008/10/31 1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그 날 약간 흐렸는데, 그래서인지 더 분위기있는 가을빛을 띠는 듯.

  3. 나비, 2008/11/09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언니 논문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ㅅ-
    깅님 의견에 의하면 '베스트'가 아니라서 받을 수 없는거라고;;;;;;

    어쨌든, 베스트는 아니지만 혹시나 파일이 있으시면요 (굽실굽실)

  4. 햄톨 2008/11/11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 논문이 '베스트'가 아니라서 배급을 중단했다고나 할까...ㅋㅋ
    몇 권 남지 않았지만, 기꺼이 나뷔님에게!

  5. 2008/11/11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스티커도 붙어있는 베스트라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