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조울증이 있는것 같긴 하다.
예전엔 "나 조울증이야" 농담처럼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다른 식의 이유를 갖다대고 있을 뿐,
어쩌면 정말 심각한 수준인지도 모르겠다.


일주일 전에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무심코 지나치려다,
그래도 궁금해서 전화를 해보았다.
나 ***야, 라고 하는데
아차 싶었다. 그닥 친하지 않은, 몇 년에 한번 대학 친구들 결혼식에나 가야 만날 수 있는
대학교 동기 녀석. 전화한 용건은 아차!한 순간에 예상한 대로 "나 다음주 토요일에 결혼해".

그렇고 그런 형식적인 축하 인사를 건넨 후 전화를 끊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결혼할 때 문득 이렇게 전화를 거는 그녀가 얄밉다는 생각 보다는
평생 전화 연락 한번 한 적 없는 나에게 결혼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그녀의 마음이 부러웠다.
나 다음주에 결혼해, 와서 축하해줄래? 라고 말할 수 있는 그 마음.
앞으로 누군가와 평생을 살기로 마음 먹고, 그 마음을 축하받고 싶어하는 그 마음.
누군가를 그리고 자신을 믿을 수 있는 그 마음.
설령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 앞날을 함께 헤쳐나가겠다고 다짐하는 그 마음.

부끄러움과 부러움.



트랙백 주소 :: http://www.hemtory.net/trackback/24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menic 2009/12/03 2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울증이 있으시네요. 그래 보이긴 하더라는... 음..

  2. 기이잉 2009/12/15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년, 알차게 채워볼게요. 고마와요.
    우리의 수다는 연말인가요? 연초인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