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밤샘에 계속된 일들,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 그리고 어설픈 수영 배우기 탓인지,
목이 붓기 시작했다. 주말 안에 끝내야 할 보고서 작업이 있기에,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약을 타오다.

오후에 출근하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딱 그와 마주쳤다.
(늦었는지) 황급히 뛰어들어가는 그를 보고 순간 다리가 휘청했다.
사무실 안에서, 회의실에서 보는 모습은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제 그 순간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그의 모습이 몇 년전, 그러니까 2002년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혹은 그저 세미나에서 만났던 그 이전의 모습.
내가 입지 말라고 구박했던 옛날옛날 옷들과 너무 길어 부시시한 머리와 피곤한 얼굴.
무척이나 바쁘고 피곤한 듯한 모습. 다시 시작한 공부에, 워낙에 하고 있던 수많은 일들과 강의 탓이겠지.
어쨌든 그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고, 그런 그가 내 눈에도 명확히 들어오는 걸 보면
많은 것들이 변했고(혹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5년이라는 시간이 참 부질없구나 싶은거다.

너무 많은 일들에 치여, 해오기로 했던 일들을 해오지 못하고,
대신 날이 선 변명과 합리화로 사람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그를 지켜보는 것이 아프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그런 방식으로 전하고, 또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그가 안타깝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데, 자꾸 몇 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그의 모습이 떠올라서 억지로 밥알을 삼켰다.
정작 어제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하루가 지나서야 아픔이 되어 돌아오는 순간들.

트랙백 주소 :: http://www.hemtory.net/trackback/2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