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

珈琲時光 2007/04/28 00:27
젊은 시절을 보내고 난 후 황동규의 시는 어딘가 한 구석이 빠진 것처럼 허전하고 맹숭맹숭했다.
유희열도, 윤상도, 이승환도 내놓으라 하는 가수 아니 뮤지션들의 음악도 30대 중반을 넘기며 생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건 그냥 지금껏 이어져 오던 어떤 관성, 혹은 매너리즘, 익숙하지만 어딘가 비어버린 시와 음악들.

그럴 땐 그냥 시집을 덮어버리거나, 더 이상 음악을 듣지 않았으나, 이제 그 시절, 그 한 때의 관성과 지지부진함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 그 시들이 다시 빛을 발휘하거나, 음악에 생기가 돌 때가 있었다.
나 역시, 지금의 이 지리멸렬하고 힘들고, 무기력한 시간을 잘 지내고 나면, 다시 반짝반짝 생기있고 윤기나는 그런 시절을 만들어갈 수 있겠지.

그래서, 결론은 이런거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의 내 자신이 너무 까칠해서, 무기력해서, 바보같아서, 미워서, 지리멸렬해서, 삐딱해서
그 때문에 내 자신을 더 힘들게 가혹하게 대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 시절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얼마나 잘 보낼 수 있을지,
한없이 오래 지속되는 대신, 색다른 삶의 빛깔을 뿜어낼 수 있도록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격려하고, 북돋아주워야겠다.

지금 당장 힘내지 않아도 좋아, 그냥 지금은 지금을 즐기는거야, 라고 내게 말해두기로 했다. 그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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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진 2007/04/30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낭비되고, 그저 소모되는 시간이란 없다고 생각해. 분명, 더 나은 의미가 있을 거야.
    다만 희생 없는 변화는 없으니 잘 이겨내기를 바랄 뿐. ㅜ.ㅜ

  2. BlogIcon 햄톨이 2007/05/03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 그래야할터인데... 암, 그래야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