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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5 오랜만의 드로잉
  2. 2010/06/20 따라 뛰지 않는 것, 속지 않는 것

나는 자꾸 얕아지고, 엷어지고, 가벼워진다. 경박해진다. 통찰이나 사색 따위는 좀처럼 하지 않는다. 하루 하루의 의미나 그 의미를 기록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데일리 드로잉'의 의미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그 보다 더 큰 의미는 '매일 매일'에 있더라. 매일 매일 뭔가를 그리기 위해서는 나의 하루 하루, 매 순간 순간에 애정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애정과 여유를 놓치는 순간, 매일 매일의 리듬은 깨어진다. 애정과 애착이 없는 일상에서 매일 매일 '그리고 싶은 것'을 발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바쁜 일과 환멸과 실망스러움과 불안에 며칠 놓고 있었던 드로잉 수첩을 다시 펼친다.
뭘 그릴까, 고민하다가... 며칠 전 회식 자리에서 술취해 찍은 사진들. 회식자리의 한 장면. 두 사람의 불꽃 튀던 잔돌리기.
분명 난 웃는 얼굴 사진을 보고 그렸는데, 쩝.

* 사진 업로드에 문제가 생겨 티스토리로 이사 중. http://hemtory.tistory.com/







그렇게, 점점 더 우리는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를 이해해가고 있었다. 그것은 중요한 문제였고, 신이 우리에게 부과한 중요한 숙제 중의 하나였다. 비록 윤회론자가 아닐지언정 나는 그 일주일의 어느 어귀쯤에서-지금의 삶이 무언가 본리그를 앞두고서 행하는 일종의 전지훈련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 전지 훈련의 어느 어귀쯤에서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관건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뛰지 않는 것. 속지 않는 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 피곤하게 살기는, 남들도 마찬가지다. 속지 않고 즐겁게 사는 일만이, 우리의 관건이다. 어차피, 지구도 멸망한다."(작가의 말 중)  




사는게 즐겁지 않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면서도 용기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섣불리 지금 가진 것을 포기하고, 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남'이고, 내 삶 역시 그닥 용기있고, 행복해보이는 것은 아니기에... 나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에 혹 하지 않으며, 한 눈 팔지 않으며 살고 있지 못하기에.
생각이 많을 때, 마음이 답답해질 때는 담배 한 개피를 꺼내어 사무실 옥상에 오른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조금씩 어둠이 깃들 무렵의 옥상은 참으로 고요하다.
가만히 서서 북쪽의 산들과 서쪽의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으면, 조금은, 조금은 가슴이 트이는 것 같기도 하다.
늘, 그렇게 고요한 마음으로, 흔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변명하지 않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루 하루의 생각들을 기록하고, 담아두어야 할 것들을 남기고 지나갔으면 좋겠다. 불안 때문에 삶을 좀먹히고, 갉아먹으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