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플러스인나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8/03 본다는 것 (2)
  2. 2007/06/21 Docu plus in NADA (2)

본다는 것

다큐멘터리 2007/08/03 00:39
*
우리는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무언가를 본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보고 싶은 부분을 보고,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담고 싶은 내용을 영화에 담는다.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은 각자 제 위치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 보여지기를 기대하는 것들이
만나고, 충돌하고, 비껴가는  순간의 연속이다. 그 긴장감 속에서 소통도 일어나고, 단절도 생긴다.

중요한 건, 그 순간들에 대한 성찰과 존중이다. 이걸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시작할 때,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자기성찰과 솔직함은 여전히, 어디에서도 유효한 그리고 가장 절실한 미덕이다.

*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가 영화를 본 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은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감독이 자신이 만든 영화를 전부, 설명해줄 수도 없다.
한 영화에 대한 더 풍부한 이야기는 감독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시작할 때 더 풍성해질 수 있다.
주현숙 감독의 <멋진 그녀들>을 보고, 감독과의 대화를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
다른 방식,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게.... 뭘까??

*
무언가를 볼 때 긍정적인 점을 찾아내는 건, 단점이나 비판의 지점을 찾아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애정과 내공을 필요로 한다.
비판 역시 애정과 관심에 기반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긍정하는 힘, ...임에도 불구하고 장점과 의미, 그리고 가능성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긍정의 힘과 자신을 속이는 것 혹은 비겁함이 혼동되어서는 안된다.
긍정하기 위해, 나 자신을 속이거나 비겁해질까봐 조금 두렵다.


다큐 플러스 인 나다 Docu plus in NADA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는 7월 4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20분이면, 하이퍼텍 나다 극장에서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Docu plus in NADA 하이퍼텍 나다 다큐멘터리 정기 상영회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2년 여성영화제여서였나?
영상원에 들어가고, 영화제에도 이곳 저곳 기웃거리면서 우연히 <겨울에서 겨울로>라는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성 컨트리 클럽 경기보조원들의 노조 결성, 파업, 해고, 복직투쟁을 다룬 이 작품이 아마도 내가 극장에서 처음으로 보았던 다큐멘터리였던 것 같다.
아, 그렇고보니 그 때도 지금의 하이퍼텍 나다였다. 이 영화를 보고,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충격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아마도 텔레비전이나 이전에 극장에서 보아오던 영화들에서는 한번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던 이야기,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 그리고 내가 겪은 현실과 다르지 않은 이야기여서 그랬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후지고, 화질도 좋지 않고, 사운드도 고르지 못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다큐멘터리를 볼 때 그 어떤 영화를 볼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눈물을 흘린다.
이번 상영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작전을 준비하면서 본 <얼굴들>을 볼 때도, <어부로 살고 싶다>를 볼 때도, 참 많이 울었다.
사무실의 한 귀퉁이에서 조그만 텔레비전으로,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볼륨을 최대한 낮게 해놓고,
중간 중간에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일시 중지와 재생을 반복하면서도,
이 영화들에 눈물 흘리게 되는 건, 정말이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의 현실이고, 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비평가들처럼 이 작품들을 미학적으로 분석하고 비평해낼 재간이 없고,
또 제작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그러하듯 기술적인 매끄럽지 못함과 아마추어스러움을 지적할 안목을 갖추고 있지 못해서,
좀더 그럴듯하게, 자세히, 친절하게 영화들을 설명하지 못해서 슬프지만.
그냥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가족도 외면하는 싸움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족들 밥 해먹이느라 정작 자신은 숟가락 들기도 어려울만큼 힘든 여성 노동자들의
곁에 카메라를 들고 함께 할 수 있는 감독이 있고, 이 기록을 사람들과 함께 보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
같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보상금 문제로 의견이 엇갈리고, 죽어가는 새만금과 생합을 어쩌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마을 어민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
그리고 무엇보다 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과 상처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고 무시하는 자본과 권력, 중심과 주류에 대한 분노.

언제부터인가, 내가 좋아하고 내게 인상깊었던 다큐멘터리에 관한 논문을 쓰고, 공부를 하고, '생산적 비평'을 하고,
그러면서도 뜬구름 잡는 이론과 글쓰기가 아닌 '이론적 실천'을 하고(뭔지도 잘 모르면서) 싶다고 그저 막연히 생각해왔는데,
가끔은, 이런 영화들 앞에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지기도 한다.

야심차게 시작하는 프로젝트이니만큼!
조금씩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영화 보고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