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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1/07 쇼킹패밀리(경순,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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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02.Tue.~10.11.Thur. : INDIE SPACE Time Table 보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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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패밀리(경순, 2006)

지난 4월 여성영화제에서의 첫 상영 이후 지역상영회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쇼킹패밀리>는 영화를 만든 세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라는 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다큐멘터리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영화는 <쇼킹패밀리>의 주요 등장인물이면서, 영화 제작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세 주인공이 가족이라는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담고 있기도 하다. <쇼킹패밀리>는 영화를 만든 사람들 자신의 이야기이자, ‘가족’이라는 화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여성영화제에서의 영화 상영 후 바로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는 영화를 만들고, 또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경순 감독과 스탭, 출연진들이 무대에 올라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이 멜 정도로 영화의 등장인물들에 공감했다는 관객의 소감에서부터 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묻는 고민상담, 너무 솔직한 이야기를 영화에 드러낸 것에 대한 근심스러운 질문, 그리고 정말 가족이 해체되어야 할 나쁜 것이기만 할까라는 의아스러움을 담은 의견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주고 받는 이야기들은 진솔하고, 열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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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어둠과 영사기의 빛, 영화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긴장감,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과 극장을 압도하는 이미지와 사운드, 사람들의 탄식, 웃음, 그리고 간혹 들려오는 사람들의 웅성거림. 어두컴컴한 극장에 자리를 잡고 빛이 뿜어내는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영화를 본다는 것은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그래서 더 깊이있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같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것은 가슴 벅차고 의미있는 소통이자 공감의 시간이다.

문제 없는 가족이 있을까? 알고보면 ‘콩가루’ 아닌 집안이 있을까? 하지만 TV나 영화를 통해 우리가 만나는 ‘가족’이란 언제나 화목하고, 아늑하기만 하다. 엄마, 아빠와 아이들로 구성된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해야 하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거실에 둘러앉아 엄마가 깎아주는 과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어야 한다. ‘아늑하고 편안한 집’은 예외없이 최신 전자제품과 화려한 인테리어로 채워진다.

생각해보면, 사춘기 시절 나를 우울하게 했던 한 가지는 왜 우리 가족은 (다른 집과 달리) 이렇게 덜커덩거리고, 화목하지 않은가였던 것 같다. 왜 엄마, 아빠는 저리도 자주 싸우며, 언니는 왜 심심하면 한번씩 사고를 치고, 또 왜 엄마와 작은 엄마들은 명절이 되면 밤늦게 쪽방에 쭈그리고 앉아 밤새 수근거린 것인지, 할머니는 왜 이유없이 엄마에게 고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인지? 우리 가족은 보잘 것도 없고, 잘난 것도 없으면서, 모나고 화목하지 않은 온통 문제투성이인 가족이었다. 알고 보면 집안에 사고치는 사람이 한 두명은 꼭 있으며, 모든 가족들이 텔레비전 광고처럼 그렇게 화목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래서 더 이상 그런 것들로 괴로워하거나 얽매이거나 기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비단 우리 엄마가 다혈질이어서, 아빠의 성격이 우유부단해서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우리가 겪는 고통과 고민의 시작이, 혹은 사회적 문제들이 실은 모든 문제를 가족이라는 신화에 가두고, 덮어두면서 시작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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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막상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가족사를 다른 사람 앞에 드러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쇼킹패밀리>의 세 주인공이 이렇듯 솔직하고 용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가족들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면 이런 대화가 가능했을까? 아빠의 퇴직 후 엄마가 경제력(=권력)을 장악한 세영의 집, 어릴 때 엄마에게 맞은 기억과 그 때의 공포, 가까이 할수록 가까이 할 수 없는게 가족이라는 생각과 그러면서도 엄마와 비슷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들, 남편과 아들을 버린 이후에야 결혼제도와 강요된 모성으로부터 해방을 찾은 경은, 그리고 자칭 마초이자 마마보이인 ‘지환’, 스탭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입양아 빈센트, 이혼하고 딸 수림과 친구처럼 살아가는 경순, 부모들의 과잉된 학구열이 불러온 입시제도의 비극성과 호주제도폐지.

보수적인 사회제도와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상처투성이인 가족의 이야기를 꺼내는 <쇼킹패밀리>가 한없이 우울하지만은 않은 것은 그러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유쾌한 몸짓과 의지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서로의 빈 자리를 메꾸어주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순 감독은 한국 사회의 모순을 모두 끌어안고 있는 ‘가족’이 얼마나 쇼킹한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쇼킹패밀리>에는 동시에 그러한 쇼킹패밀리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시도이자, 용기가 담겨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힘을 갖는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얼만큼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여전히 정답은 없다. 그러나 <쇼킹패밀리>를 보고 난 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등장인물들의 삶의 경험과 이야기만큼 넓고 다양해진다. 이런 것들이 주류와 상업적인 공간에서 저만큼 밀려나있는 독립영화들이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쇼킹패밀리>는 요즘 지역상영회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화, 그리하여 작가의 창작정신이 작업 전과정에 걸쳐 온전히 살아있는” 독립영화들은 좀처럼 극장 개봉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쇼킹패밀리>와 같은 작은 영화들은 지역 곳곳의 작은 상영회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수밖에 없다. 멀티플렉스가 극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또 거대자본으로 만들어진 블럭버스터 몇 편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현실에서, 그야말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나의 이야기를 꺼내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진솔한 영화들을 만나기란 너무나 어렵다. 다행히도 <쇼킹패밀리>는 오는 12월쯤 극장개봉을 할 계획이다. <쇼킹패밀리>의 지역상영회 소식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은 빨간눈사람 홈페이지(www.redsnowman.com)에서 만날 수 있다.

관객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 독립영화의 소통과 배급 활성화를 위해 지역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의 정기상영회를 조직하고 활성화하려는 공동체상영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진보와 영상 문화의 다양성을 위한 전국 각 지역, 각 공동체의 비영리적인 독립영화, 노동영화, 인권영화 상영회 및 영화제의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동체상영운동에 대한 소식은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받아볼 수 있는데, 누구나 가입해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메일링 리스트 가입은 http://list.jinbo.net/archbbs/list.php?db=communityscreen에서 할 수 있다.

<쇼킹패밀리> 이외의 다양한 독립영화에 대한 상영, 배급에 대한 문의는 한국독립영화협회(www.kifv.org/)와 독립영화데이터베이스 인디디비넷(http://www.indiedb.net/)에서 할 수 있다. 또 시민방송 RTV(www.rtv.or.kr)에서는 국내외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영화, 날개를 달다>를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참세상 홈페이지(www.newscham.net/kino)에서도 볼 수 있으며, 다양한 독립영화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 

2006, 8 민들레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