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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珈琲時光 2008/01/14 00:02

연말 연초를 빌미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연말 핑계 삼아 만났다.

*재오빠는 화*오빠의 뒤를 이어 득남을 했고,
화*오빠는 몇 년간 하고 싶다고 노래를 했던 제작현장에 드디어 뛰어들었고,
*창이는 3개월 전 여자친구에게 채이고, 매일 아침 수영으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중.
지*이는 마음아프게도 자궁외 임신으로 수술을 했고,
*희언니는 연하남에게 프로포즈를 받았지만 연하남의 친구가 더 맘에 든다고.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 전 눈을 꾸욱 감고 기도한다.
주변 사람들의 근황에 따라 나의 기도가 부쩍 길어지는 건, 그만큼 바라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
하루종일 명동과 대학로를 오가며 영화를 보고, 커플들로 들끓는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죽이던 나는 그 때 꾸역꾸역 마신 커피 때문인지, 모처럼 과하게 취한 수면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체해서 일주일 내내 고생을 했다. 언제나 그렇듯! 아무렇지 않게, 아무 일 없다는 듯 새해가 되었고, 소담스러운 눈이 내렸고, 다른 사람들의 기쁨과 아픔들을 웃음 띤 얼굴로 혹은 서글픈 눈빛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렇지 않게 잘 살고 있구나" 기특해하는 순간 순간에도 가슴 한 켠에 물컹 잡혀지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될 때의 아득함이란.

여전히, 아마도 살아있는 내내, 살아'간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불가해한 것일거라는 생각 외에는. 그래도 나도, 너도, 많은 사람들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혹은 그런 척) 살아간다는 것 또한.

요즘 이런 생각이 부쩍 드는 건 깨어나서도 한참동안 가슴이 먹먹해지는 꿈들 때문.

눈오는 날 아침에 듣는 루시드 폴은 정말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