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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珈琲時光 2008/08/18 00:58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실망스러워"라고 말할 때의 모순.
왜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변하는 걸 보면 실망스러운거지?

서걱서걱, 마음과 마음이 만나 빗나가거나 매끄럽지 못하게 미끄러지는 소리.
마음의 셔터문이 내려가는 소리.
아마도 당분간은 마음의 문을 꼭 닫아두고 지내게 될 것 같은 예감. The Closed.
빗방울을 머금은 나뭇잎들이 흔들리며 지난 빗물을 흩뿌릴 때,
우거진 나무숲의 골목길에서 달리 피할 길이 없어 이미 지나간 빗물들이 또각또각
몸을 아프게 때릴 때의 그 촉감.
뒷모습이나 실루엣, 혹은 부질없는 꿈속의 환상으로만 존재하는 과거.
과거를 떠나보내기 Leaving the Past.

그리고 술에 취해 물어본다. 정말 원하는 것, 정말 솔직한 그대로의 내가 원하는 것.
외로움이나 게으름이나 귀찮음 따위에 현혹되지 않은 채로 정말 바라는 것.
... 하지만 그게 정말 진심인건지는 잘 모르겠음.


다들, 어디로 간걸까?



* 떠나 - 에코브릿지 1집


바람이 불어와 내몸을 떠밀어 이렇게 떠나
햇살이 눈부셔 하늘이 푸르러 이렇게 떠나

끝도 없이 걸어가도
다른 것만 변할 뿐 난 그대로
이젠 버려두고와도 될텐데
이렇게 널 담고 떠나

계절이 바뀌어 내 맘을 이끌어 그렇게 또 떠나

생각없이 걸어가도
모든 것이 변해도 난 그대로
이젠 지워두고 가도 될텐데
이렇게 널 담고 또가

이젠 버려두고와도 될텐데
이렇게 널 담고 떠나


<I'm not there>와 <이터널 선샤인>을 보았다.
극장에서 <아임 낫 데어>를 보는 동안은 그냥 화면의 빛과 음악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
머릿속에서 점점 지워지는 시간들을 가까스로 붙잡기 위해 애쓰는 짐 캐리를 보며 눈물이 주룩주룩.
좋은 음악도, 좋은 영화도 참 많구나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좋구나' 하면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것들이 많다.
바쁘다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건 핑계이거나 자기위안일 뿐.

비겁함, 도망갈 구석, 비아냥거림, 무심함, 짐짓 모른 척 하기, 뒤돌아보지 않기, 진심, 붙잡아매기, 무료함, 흘려보내기, 연약함, 말소된 기억과 감정들.

날이 조금 시원해지면, 가만히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자신을 모른 척 하지는 않을 정도의 여유와 끈적끈적함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아, 내 자신이 내게 가닿지를 않는다. 와닿지를 않는다.
내게도 다른 언어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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