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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5 '한겨레21', 종이 그리고 진보 매체 (2)

한겨레 21이 창간 15돌을 맞았다고 한다.
요즘 길어진 통근시간 때문에 한동안 읽지 못했던 한겨레 21을 꼼꼼이 챙겨본다.
나보다 먼저 대학생이던 언니가 가끔 <한겨레21>을 보는 게 무척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나 역시 매주 가판대에서 한겨레21을 사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매주 사모은 잡지들의 기사를 스크랩하고, 목차를 정리하고,
빛바랜 잡지들을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내다버린 것이 지지난 해였었나?

창간 15돌을 맞아 한겨레에서 찾아간 '세계의 진보매체'들은 조금씩 다른 상황이기는 하지만 광고의 의존도를 최소로 낮추고, 독자들의 후원과 정기구독에 의지해 생존해가고 있었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로 창간 81주년을 맞은 <아카하타>라는 일간지나, 광고를 전혀 싣지 않는 대신 기업의 과대광고를 분석, 비판하는 연재물 <사면 안 된다>의 단행본 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주간금요일> 같은 매체의 존재는 그저 놀라울 따름.

센터에 들어와 (또 한 해를 훌쩍 넘겨) 네 번째 책을 만들었고,
올해부터는 아주 소박한 수준이지만 미디어교육 웹진을 시작한다. 센터에 들어왔던 첫 해에 웹진 기획서를 썼다가 '그게 되겠냐?'는 절망적인 반응들에 바로 접었던 일이다. 어떤 기사들이 좋을까 사람들과 함께 머리를 쥐어짜내거나, 다양한 사람들에게 원고를 청탁하고, 원고를 쓸 때나, 그리고 조회수를 체크하는 일은 (조금 성가시기는 해도) 제법 즐거운 일이다.

언젠가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잡지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으로 나오는 마지막 <계간 독립영화>를 보며 실망했던 만큼이나, 어서 빨리 그런 잡지가 나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쉬지 않고 꿈꾸고, 상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종이로 만들어진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그저 누군가 쓰고 누군가 읽는 것을 넘어서는 잡지에 대해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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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5돌 기획] “우파 두려워 않는 세대가 희망”  [2009.04.03 제754호]
[세계 진보매체를 가다] 영국 <뉴레프트리뷰> 수잔 왓킨스 편집장 “우리 역할은 ‘적’을 이해하는 것”

-위기의 시기, 좌파 학술지로서 <리뷰>의 역할은 뭔가.

=‘적’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중심의 구조에서 어떻게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또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각 나라가 이 지배구조에 귀속됐는지, 또 사회의 지배세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설명·분석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과제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70%다. 나머지 30%는 정치나 예술, 영화 등에서 반대와 저항의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아랍 국가에서는 저항의 형태가 주로 문학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현실 정치에서뿐 아니라 개념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창간 15돌 기획] 죽음에 내몰리지 않는 사회 만들기  [2009.04.03 제754호]
[세계 진보매체를 가다] 일본판 ‘한겨레’ <주간 금요일> 편집장 “광고 없는 독립언론으로 생존할 것”

-매체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특히 진보적 독립매체로서 생존전략이 있다면.

=광고에 의존하는 매체는 광고수익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광고를 싣지 않는 우리는 그렇지 않다. 정기독자를 포함해 5만 부 정도 발행하는 게 목표다. 희망은 있다. 다른 매체가 쓰지 못하는 것이 포인트다. 거대 미디어가 부패할수록 우리 같은 매체에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믿는다. 단,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만 읽는 ‘동인지’가 돼선 곤란하다. 아울러 알기 쉬운 잡지가 돼야 한다. 딱딱하고 어려운 표현, 이게 ‘진보적 지식인’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다. 입법·사법·행정부, 그리고 기업까지 4대 권력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진보적 매체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사회가 구성원을 죽음으로 내몰아선 안 된다. 한 사람도 죽어선 안 된다. 전쟁으로, 돈이 없어서 죽어서는 안 된다. 어떤 나라, 어떤 사회에서도 사람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운동이 진보 매체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권력은 사람 몇 명 죽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습성이 있다. 그런 권력을 감시·비판하고, ‘생존 확률’을 높이는 정보를 발산해야 한다. 아울러 그저 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를 운동 차원으로 이끌어내는 미디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