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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珈琲時光 2007/10/1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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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사무실에서 쓰는 컴퓨터와 노트북 바탕화면에 캘린더를 바꾸는데,
몇 달 전부터는 캘린더에 내게 보내는 짧은 멘트들을 새긴 후 올리기 시작했다.
이번 달은, "일단은, 달리자!"이다. (그것이 논문이라는 것이 몹시 슬프지만..TT)

가끔은, 아니 나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거의 대부분
너무 일을 많이 했을 때 보다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을 때의 피로감이 훨씬 더 크다.
이제껏 달려온 것보다(뭐, 아직 새발의 피),
몇 백 배 몇 천배의 내공과 노력과 의지로 달려야 한다는 걸 절감했을 때의 그 막강한 피로감이라니.
(그러니 이 포스트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있는 내 자신에게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함이다!)

사랑니를 하나 뽑았다. (잇몸을 절개하는 수술로 뽑아야 할 사랑니가 두 개 남았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옆에 있는 치아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뽑는 것이 좋다고 한다.
30년이 넘게 내 몸의 일부였으면서도, 이렇게 아주 조금 허전하다니.
이렇듯 별필요도 없고(그런데 불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어느 날 갑자기 무심코 사라진다 해도 아무렇지 않을 것이, 내 몸에, 내 삶 어딘가에 또 있을까?

오랜만에 '극장에서' '유진언니'와 '영화' <원스 Once>를 보았다.
음악도, 영화도 모두 좋았지만,
특히 '그'가 작곡한 곡에 가사를 붙인 '그녀'가 CD플레이어의 배터리를 사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어폰을 끼고 자신이 붙인 가사에 맞춰 혼자 노래를 불러보는 장면에서 괜히 눈시울이 뜨겁더라.
나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 곡을 들었더랬다.


어느덧 10월의 절반이 훌쩍. 그리고 오랜만에 들른 바람흔적미술관. 얼마만에 포스트 -_-
아마도 별 탈 없이, 행복하다고 느끼며, 감사하며 살았기 때문에 이곳에 소홀했는지도 모르겠다.
멀리 집 떠나 있는 동생들의 미니홈피 구경에 즐거워하는 엄마, 아빠와
시끌벅적한 세상과는 영 딴판인 듯한 고즈넉한 학교에서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공부한다는 느낌',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재미난 책들에 음악.

다만 앞으로는 이런 여유를 누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피로감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일단은, 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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